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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맛집] 다시 돌아온 수영산장, 양갈비 수육 맛집

Ju_hi 2023. 10. 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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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10.26 부산 고향친구 외할머니의 장례식장을 들리고 난 후 부산에 온 김에 맛있는 거 하나 먹고 가자는 친구말에 이구동성 이야기했다.

“양갈비 수육”

부산에서 나고 자라 가까운 울산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바쁜 업무와 귀찮음으로 부산에 자주 내려오지 않았던 탓에 한 번 내려오면 많은 걸 하고 다시 울산으로 돌아가려 한다. 친구 놈도 포항에서 내려온 김에 수영산장에 가자고 했다. 장례식장에 들려 친구를 보고 10시 즈음 수영산장에 연락했다.

“11시 전까지 갈 건데 예약되나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월간 양갈비 수육 마냥 자주 방문했었는데 몇 시까지 장사하시는지는 몰랐었다. 새벽 1시까지는 한다고 하신다.

2.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시간 약 22시 30분이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뭔가가 어색하다. 우리는 뭔가 달라졌음을 직감했다. 원래는 입구에 간판이 없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여기가 수영산장이라고 느끼게끔은 해놓으셨다. 그래도 옆에 족발집 간판이랑 글자색과 검정 배경색이 같이 하지 말고 다르게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 수영산장 입구
현재 수영상장 입구

3.
꽤나 일찍 도착한 우리에게 생각보다 일찍 왔음에 놀라셨고, 어렴풋 우리가 몇 번 방문했던 사람임을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았다. 뭔가 단골손님 같고 기분이 좋다. 요즘은 메뉴판이 바뀌었는데 이전에는 양고기 수육, 막국수, 주먹밥이 있었다. 지금은 꼬치류를 판매하시고 수육을 먹으면 솥밥을 서비스로 주시는 형태이다. 원래 수육을 다 먹고 새콤한 막국수와 주먹밥을 먹었을 때 가끔 꼬치류를 서비스로 먹어보라고 주셨었는데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계셨었나 보다.

4.
요즘 날씨가 쌀쌀하니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게 어묵탕이었다. 수영산장의 어묵탕은 특별할 건 없지만 항상 반가운 맛이다. 특히나 이렇게 쌀쌀한 날에 먹는 얼큰한 어묵탕은 정말 별미이다. 아낌없이 들어간 파와 야채가 국물맛을 시원하게 해 준다. 국물과 함께 먹는 어묵과 곤약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오뎅탕

5.
수영산장의 양고기는 양 특유의 향을 제외하고는 양고기의 비린맛은 없다. 준비해 주신 레몬이 양고기 수육에 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나는 항상 간장에 뿌려서 새콤한 맛을 더해준다. 그리고 절대 까먹으면 안 되는 건 땡초를 간장에 넣어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갈비 부분의 수육이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아서 매콤한 맛을 더해주는 게 먹기에 좋다.


6.
오랜만에 만나는 양갈비 수육의 자태이다. 부추와 양갈비 수육이 정말 잘 어울린다. 색감마저도 어울리지 않는가?
소, 중, 대로 양갈비 수육의 양이 달라지는데 2~3인으로 ‘소’ 자 사이즈를 추천한다. 나중에 서비스로 주실 솥밥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친구와 나는 함께 오면 중자를 먹었던 거 같은데 이날은 장례식에서 이미 음식을 좀 먹고 왔었던 터라 가장 작은 사이즈로 먹었다.

7.
수육 하나를 집어 들었다. 역시나 촉촉한 이 양갈비 수육은 언제나 봐도 섹시하다. 이 양갈비 수육은 기름진 만큼 다양하게 소스를 즐길 방법이 중요한데 사장님께서 제공하는 와사비, 간장, 쯔란, 수영산장의 특제 소스(?)를 준비해주신다. 특제 소스는 머스터드 같은 맛이 난다. 아래 사진처럼 다양하게 찍어먹으면 된다. 특히 부추는 간장에 찍어먹을 때 양갈비 살을 발라내어 같이 찍어먹으면 최고의 한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양고기 수육
특제(?) 소스 - 머스타드 맛 같음


8.
솥밥은 여기서 처음 먹어보는 메뉴인데 이게 진짜 별미다. 사장님이 식감 살리는 거에 진심이신 게 틀림 없다. 아래 솥에 닿는 밥 부분은 쫀득함과 바삭한 누룽지가 형성되는 중간지점에 맞추신 것 같았다. 그리고 밥을 먹는 내내 옥수수알이 씹히면서 씹는 맛이 너무 좋았다. 밥의 간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먹기 좋았다.

아쉬운 건 수육을 좀 남겨서 소스에 찍은 다음 솥밥에 얹혀서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빠르게 수육을 다 먹어버린 상태였다는 것이다. 다음에 갈 때는 양갈비 두대는 남겨놓고 같이 먹어야겠다고 속으로 굳게 외쳤다.

솥밥


9.
오랜만에 많은 업무와 타이트한 스케줄로 지친 친구와 나에게 소소한 행복이었던 날이었다. 예전에 처음 방문했을 때 배달위주의 가게여서 홀에는 테이블이 두 자리였는데 이제는 5 테이블로 늘었다. 그만큼 성장하는 가게인만큼 늘 항상 이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이패드 가지고 소소하게 글 쓰는 재미로 블로그를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이 가게에서 양갈비 수육을 먹고 싶은 마음에 이 포스팅을 계기로 조금 더 많은 손님이 홀에서 수영산장을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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